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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aprendoalgo 2020. 5. 30. 21:34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국내도서
저자 : 홍은택
출판 : 한겨레출판 200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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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여행이겠지만, 여행을 지켜보는 독자는 너무나 즐겁다!"

 

요즘 문유석 판사님의 책을 아주 잘 읽고 있다. 개인주의자 선언, 쾌락독서, 판사유감, 미스 함무라비 등 여러 저서가 있다. 그 중 <쾌락독서>에서 이런 구절을 보고 바로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보았다.

 

"내 책꽂이에는 언제나 여행에 관한 책들이 잔뜩이다. 두툼한 본격 여행책자 시리즈부터 세계일주 여행기들, 자동차 여행기, 자전거 여행기, 미식 여행기 ...... 그 많은 책들 중에서 내 삶에 대한 생각에까지 영향을 미친 책이 두 권 있다. 하루키의 <먼 북소리>와 홍은택의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이다." (쾌락독서 p.231)

 

여행기 라기 보다는 소설 제목같은 <먼 북소리>보다는 제목 자체에 어디를 어떻게 여행했는지 분명하게 드러나 있는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이 끌렸다. 그리고 정말이지 <쾌락독서>라는 말처럼, 읽는 내내 지루 할 틈 없이 재미있게 잘 읽었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데에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특별한 여행기이다. 

여행자들 사이에서 여행의 끝판왕 이라고도 불리는 미국을 여행한다. 그것도 차, 기차, 비행기가 아니라 사람의 인력으로 움직이는 자전거로 말이다. 저자 홍은택씨는 80일간 6400킬로미터를 자전거를 타고 여행한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면 여행이 아니라 고행이지만, 책장 넘기는 수고만 들이면 되는 우리 독자들에게는 직접 경험하기 힘든 특별한 여행기이다. 이렇게 특별한 여행기이면 어떻게 쓰더라도 진부하고 재미없을 수가 없다. 사진만 보아도 눈 호강을 톡톡히 한다.

 

둘째, 저자가 글을 매우 잘쓴다.

여행기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여기에 한 층 더 재미를 더하는 것은 저자의 글솜씨다. 엄청난 도전을 하는 이 여행기가 자칫 무거운 서사시나 영웅담으로 흘러갈 수도 있었으나, 저자는 재치있는 글과 솔직함으로 그 무게를 덜어낸다. 아래 약간의 맛보기를 가져왔다.

 

"요크타운에서 숙박을 한 은총 성공회 교회의 사택 찬장에서는 무려 1.87킬로그램의 케첩 병이 나왔다. 이 찬장은 서부에서 출발해 요크타운에서 횡단여행을 끝낸 사람들이 여행을 시작할 사람들을 위해 놓고 간 것들을 보관하고 있다. 주로 즉석에서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간이식품들인데, 그 중에 가정에서도 쓰지 않는 큰 크기의 케첩은 뜻밖이었다. 내 기준으로 보면 길바닥에 뿌리고 가면서 지나간 길을 표시하는 데 쓰지 않는 한, 몇 년이 걸려도 못 먹을 양이다."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p.28)

 

셋째, 여행을 하며 만나는 사람들의 내공이 대단하다.

저자 홍은택씨도 대단한분이지만, 여행을 하며 인연을 맺는 사람들 몇몇은 그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 그 인연들이 남긴 글과 말이 여행기 곳곳에 소개되는데 그 묵직함이 남다르다.

 

"바라는 것(Desiderata)

소란스러움과 서두름 속에서도 평온함을 유지하기를. 정적에 싸인 곳을 기억하기를. 쉽게 굴복하지 않으면서 모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를. 당신의 진실을 조용히 그리고 분명하게 말하기를.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심지어 아둔하고 무지한 사람들에게도 귀를 기울이기를. 그들도 그들 나름의 이야기가 있으니. 사납고 나쁜 사람들을 피하기를. 그들은 영혼을 갉아 먹으니. 스스로를 다른 사람들과 비교한다면 공허해지거나 잠시 기분이 나아질 뿐. 세상에는 항상 당신보다 낫거나 못한 사람들이 있거늘.

앞일을 계획하는 것만큼 지금까지 이뤄낸 것들을 음미하길. 아무리 보잘것없는 일이라도 그것이 당신이 할 일이라면 그 일에 흥미를 잃지 않기를. 시간에 따라 운은 변할 수 있지만 그것은 변하지 않는 당신의 천직이 될 것이니. 사업을 할 때는 조심하기를. 세상에는 사기가 판치고 있으니. 그러나 이것 때문에 좋은 일들에 대해 눈감는 일이 없기를. 많은 사람들이 높은 이상을 위해 분투하고 있고 영웅적인 노력들로 세상이 가득 차 있으니. 당신 자신이 되기를. 관심이 있는 것처럼 가장하지 말기를. 사랑에 대해 냉소적이지 말기를. 아무리 무미건조하고 정나미가 떨어지는 일들이 벌어져도 사랑이야말로 잔디처럼 끊임없이 솟아나는 것이니.

젊음의 것들을 우아하게 단념하면서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기를. 갑작스런 재난에서도 당신을 지켜줄 영혼의 힘을 키우기를. 그러나 상상의 것으로 스스로 괴롭히지 말기를. 두려움의 대부분은 피로와 외로움에서 싹트나니. 엄격한 자기수양을 넘어서 자신에게 온화하기를. 당신은 우주의 자녀이니. 나무와 별보다 못한 존재가 아니니. 당신은 여기에 있을 권리가 있거늘. 그리고 당신이 의식하든 못하든, 우주는 마땅히 그래야 하는 대로 끝없이 펼쳐지고 있으니. 그러므로 신과 융화하길. 신이 당신에게 어떤 모습이든 간에. 그리고 삶의 시끄러운 혼란 속에서 당신이 무엇을 열망하고 무엇을 위해 다투고 있든 간에 강신의 영혼과 조화를 이루길. 세상은 거짓과 허영과 무너진 꿈으로 가득 차 있어도 여전히 아름답거늘.

조심하기를. 행복하기 위해 분투하길.

-앨리슨 남김-"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p.190)

 

"질리언은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10년간 수상생활을 했다고 한다. 작은 배를 타고 피지, 사모아, 뉴칼레도니아, 오스트레일리아 등을 항해했다.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고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에 배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러다 배가 바다 한가운데서 고장 나면 어떻게 하지? 일단은 배를 수리할 줄 알아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마지막 해결책은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그는 담담히 말했다."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p.257)

 

 

 

 

저자 홍은택씨의 글이 정말 마음에 든다.

다른 책들도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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